Sunday, February 14, 2016

[Art Talk] Agnes Martin



아그네스 마틴의 그림을 알게 된 건 3년 전 시카고에 살 때 였다. 우리는 한 소프라노의 하우스파티에 초대되었는데 그 아파트에 살고 있던 그녀의 친한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은 오페라 극장의 드레서였는데 왠지 품어져나오는 느낌은 대저택에 사는 세련된 취향을 가진 우아한 중년 여성 같았다.그녀는 내가 이제껏 경험한 미국여자 중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웠다.무엇보다 그녀의 따뜻한 눈빛과 사려깊은 배려가 그녀를 더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그런 것은 꾸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녀 안에서 타고난 것 같이 보였다.
오페라 싱어들과 나누는 대화가 겉돌고 지루함을 느낄 때쯤,그녀는 나를 구제해주었다.그녀는 아파트를 구경시켜 주었는데,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구석구석 그녀의 고상하고 품위있는 취향이 묻어났다.걸려있던 그림들은 모두 훌륭했고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그렸다는 멋진 작품도 걸려있었다.
그림 이야기를 나누며 마크로스코의 그림을 직접 보고 매우 감동했던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나는 와인 몇잔 덕분에 그런지 그 분위기에 대화에 더욱 도취되었다.
우아한 여성과의 이런 공감이라니,내겐 멋진 기억이었다.
예술의 정서와 언어는 다를지라도 그림 하나로 충분히 통할 수 있었다.

그녀는일주일 후 내가 정말 좋아할 것 같은 작가가 있다며 알려주었는데 바로 아그네스 마틴이었다.그리고 역시 아그네스 마틴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림의 단순함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정신세계가 느껴진다.아그네스 마틴은 실제로 동양의 선과 노자사상 등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정돈된 이미지의 반복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다가가려 하지 않았을까,내 나름의 생각을 해 본다.

Happy Holiday 1999
 
                                                                      Frendship 1963

                                                                                                            출처: www.tate.org.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