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21, 2011

me

지하철에서 아무생각없이 몸을 기대며 집에 가는길
아무생각나지 않는 순간이 떠나가고  어떤 기분덩어리가 내게 오는걸 감지했다.
허무함,의욕이 사라진.
그렇다고 내가 평소에 힘없이 목적없이 대충 살아가는 그런 우울한 인간은 아닌데..
그런데 어느 순간 불현듯 찾아오는 허무함이 있다.당해낼 수 없는.
아 그렇다..내게 여유가 생긴 것이다.시간적,육체적인 빠듯함에서 벗어난 정신적 여유.
또 다시 본질에 대해 맞서는 유치한 진지함이 생긴 것이다.

절대적 자아에 대한 신념.내게 그것은 세상 그리고 사람과 관계하는 태도,행복,삶의 의미 그런 것들과
긴밀하게 엮여있다.이십대 초반 나는 절대적인 자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 수많은 자아와 영혼속에서 오로지 하나인,절대불변적인 나는 무엇인가?
그것은 때로 유치하고 건방진 모습으로 표출되기도 했고 한편으론 본질에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었다.
모든것에는 양면성이 있으니 나는 그 시절을 달게 생각한다.

내겐 절대적 자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환경과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굳은 알맹이.
그것은 관계에 대한 태도에도 드러났다.관계 또한 하나의 절대적인 자아와 또 하나의 절대적인 자아의
만남이어야 하고,상황이나 조건에 따른 인간의 관계는 100%가 아니라는 결벽성.(그건 덜 정성스러운 태도와 무심함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자아와 자아의,영혼과 영혼의 불변한 만남.내가 꿈꾸던 이상적인 인간관계였다.
서서히 그게 힘들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왔다.어쩌면 그러한 관계는 사람과 신 사이에서만 가능할거란 생각이 든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지 않느냐'이다.그걸 통해 어느정도
'나 다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타인을 볼 때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생각한다.
이또한 작위적이거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최소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안다면 한 사람이 추구하는 자화상을 알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그리고 그걸 아는 사람은 '나다움'이 뭔지를 알거고 삶의 과제인 자아를 찾아가는 길에 한발짝 더 나아가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시 돌아가서...나는 누구인가?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나는 일정하게 규정되고 그래서 다른 것들과 명확하게 구별되는 불변적인 단위'가 아닌
감각의 덩어리일 뿐일까.환경에 지배받고 상황에 따라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