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15, 2015

[밑줄 긋는 엄마] #4

사람이 자신의 허영에 양보할 때마다,'남에게 보이기 위하여'생각하고 살게 될 때마다 그것은 배반이 된다.그때마다 남의 눈을 의식하여 행동하는 것은 엄청난 불행이며,그로 인하여 나의 존재는 진실 앞에서 점점 작아지는 것이었다.남들에게 자신을 털어놓을 필요는 없다.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그러면 되는 것이다.남에게 보이기 위하여 자신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주기 위하여 그러는 것이니까.한인간에게는 훨씬 더 큰 힘이 내재해 있다.그 힘은 꼭 필요할 때만 나타난다.궁극에까지 간다는 것은 자신의 비밀을 간직할 줄 안다는 것이다.나는 고독함 때문에 괴로워했다.그러나 나는 나의 비밀을 간직했기 때문에 고독함의 괴로움을 극복했다.그리하여 지금 나는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홀로 살아가는 것보다 더 큰 영광을 알지 못한다..................................................................
........................................................................................눈물과 태양의 얼굴을 가진 삶,소금과 뜨거운 돌 속에서의 삶,내가 사랑하고 내가 뜻하는 그대로의 삶,그 삶을 애무하다 보면 나의 모든 절망과 사랑의 힘들이 서로 접합하는 것 같다.오늘은 긍정과 부정사이의 어떤 일시 정지가 아니다.그것은 긍정이고 부정이다.눈물과 태양이 아닌 모든 것 앞에서의 부정이요 반항.처음으로 그 장래의 약속을 느낄 수 있는 내 삶 앞에서의 긍정.이제 끝나고 있는 뜨겁고 무질서한 한 해.미래의 불확실함,그러나 내 과거와 나 자신에 대한 절대적 자유.여기에 나의 가난과 나의 하나뿐인 풍요로움이 있다.마치 나는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더 행복하지도 더 불행하지도 않은.그러나 내 힘에 대한 자각,내 허영들에 대한 무시,그리고 내 운명을 마주하여 나를 떠미는 이 명증한 열기

1937년 9월15일
<작가수첩1>,알베르 카뮈 中

내게 카뮈의 글은 아직도 어렵지만 이 글을 읽을 때면 설명하기 힘든 울림을 느낀다.언젠가 그 울림을 잘 표현할 수 있을만큼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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