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21, 2016

독일에 정착하다.

한 나라에 대한 인상은 한 사람의 관심사에 크게 좌우되는 모양이다.독일로 이사갈 것을 결정하고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헤르만 헤세,니체,전혜린과 같은 문학가들이였다.
마음과 정신이 조금 방황하던 시기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책들 때문이었는지
독일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그런 진지함과 회색 빛의 날씨였다.
(이제는 조금 더 바뀌기도 했지만 말이다.예를 들면 독일제 주방기구나 가구? 흐흐)

독일에 온지 한달 반 정도가 되어간다.독일에 대한 이미지가 꽤나 무거웠던지,지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밝고 청량하다.아마도 길었던 여름날씨 덕택일 것이다.무뚝뚝하다던 독일 사람들도 미국인처럼 표현이 풍부하지는 않아도 친절함이 느껴진다.다 사람나름이겠지만.
우리가 사는 뒤셀도르프는 나름 상업과 패션의 도시라 그런지 시내에 나가면 큰 활기도 느껴진다.

사람의 적응력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이 곳에 적응된 듯 하다.밝았다 갑자기 흐려지는 날씨도 당황스럽지 않고.부족한 독일어로 동네 빵집에서 채원이랑 빵도 사먹고,놀이터에서 독일꼬마들이 독일어로 말을 걸어도 손짓발짓으로 여유있게 대꾸한다.
시내에서 우리집으로 가는 길 나타나는 광활한 밀밭도 이제 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적응이 되었으니 자,이제 덮어두어던 책을 다시 열어봐야겠다.내게 독일에 대한 좋은 감정을 품게 해준 헤세의 데미안부터.




1 comment:

  1. 오늘따라 일이 별로 없어서 블로그나 한번 써볼까 하고 몇 달만에 블로그에 왔더니 반갑게도 윤지의 글이 올라와있네! 정말 뭔가를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던 차에 말야.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윤지에게 화이팅!

    적응 잘하고 있을 줄 알았어 ^^ 광활한 밀밭...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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