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15, 2012

[My story] Untitled


                 급격히 줄은 독서량에 반성하며
                 맘이 맞는 책 한권 깊게 정독하리라 마음먹는다.
 
                 동백꽃이 저렇게 이쁜 꽃이었구나.
                 이름은 참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는데..
 
                                    
                    이실직고하면 난 어제 아빠를 속상하시게 했다.
                    핸드폰 사진을 뒤젂거리다
                    어느날 아침 회사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았다.
                    동그란 용기에 넣을 수 있도록 동그란 모양으로 자른 수박
                    아침도 못먹고 출근하는 나를 위해 매일 이렇게
                    과일을 싸주시던 아빠.
                    저 위에 동백꽃보다 훨씬 이쁜 빨간 수박.

                    나는 나쁘다.눈물이 난다.미안한 마음을 이렇게 혼자
                    표현하고 있는 나는 바보다.

                                   

[My thoought] 여름의 꽃


살면서 보내온 서른 번의 여름.
지나간 그 여름들을 떠올려보면 여러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파노라마처럼.

그 중 내 맘을 가장 아련하게 하는 것은 홀로 늦은 사춘기를 겪었던
(자아에 대한 고민의 시기=사춘기가 맞다면) 6년전 그 여름이다.
이촌역,mp3에 담긴 루시드폴,국립중앙박물관,소설책..

어른이 되고 난 후의 여름은 항상 그랬다.자아에 대한 열병.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여서 더 그랬을까.
조금 미화시켜 그 시절을 뜨거운 성숙의 시기라 생각하고 싶다.
찜기에 들어가 맛있게 변신한 감자알맹이처럼.

올해 여름을 회상하다보니 6월의 어느 날이 생각난다.
빨간 수첩을 찾는다. 그 날의 기록을 발견했다.

그 날은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여름날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찬란한 여름날이었다.

 <여름의 꽃>

하루종일 시멘트 건물 안에 앉아있노라면 바깥의무더운 여름공기가
살갑게 느껴진다.이른 퇴근 후 걸어가는 장충단 길에 내리쬐는 햇빛이
뜨겁지만 반갑다.이렇게 자연의 광을 쬐지 않으면 언젠가 생기를 잃어
버릴 것만 같다.


장충단 길을 따라 언덕 길을 올라갔다 내려가니 오래된 장충체육관과
저멀리 호텔이 보이는 사거리에 이른다.
뒤로는 오래된 빵집 태극당이 버젓이 서있다.오랜 세월을 자랑스럽게 뽐내듯.


장충단 공원에는 아기자기한 풀과 꽃이 있는 아담한 정원과 물이 있다.
운동길에 나선 도시인들이 보인다.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서루 부둥켜 앉고
있는 어린 연인이 눈에 띈다.그들은 마치 남매처럼 닮아있다.
정류장에 이르니 관광객이 잔뜩 실은 무거운 몸을 이끄는 남산투어버스가
다가온다.
버스에 올라탄다.


차창 안으로 찬란한 여름 빛이 쏟아진다. 마치 신이 내리는 축복처럼.
양 옆에 나무가 우거진 남산길을 올라가는데 마치 빛의 동굴로
들어가는 느낌이다.이  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참 운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산타워 근처에 버스가 서고 나는 관광객처럼 그들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걸어간다. 그들은 꼭대기에 올라가려한다.
그래 난 남산을 걸어내려가보자.소월길을 걸어보자.

아직 해가 지지 않은 남산엔 사람이 많지 않다.드문드문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일 뿐.

나무냄새가 난다. 아니 나무 향기.이 향기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
시원하면서도 자연의 광활한 느낌.
나무가 뿜어내는 향기는 물리적이기보단 정신적이다.
나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이와 우러러봄 든든함과 신뢰.


나무 가지들 사이로 멀리 보이는 붉은 태양이 강렬하다.
두 눈을 압도하는 뜨거운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한 층 높은 하늘에는
투명에 가까운 흰색의 초승달이 자그맣게 떠 있다.마치 태양이 지는 순간
더 높은 하늘에 오를 준비라도 하듯이,다소곳하게.

귀에 울리는 루시드폴의 여름의 꽃.
여름이 꽃을 피고 난 마치 그 위에 앉은 나비가 된 기분이다.
여름에 꾸는 호접몽이다.








Monday, November 12, 2012

[Art talk] 'The visitor'



오랜만에 만난 좋은 영화 <The Visitor>
언니와 함께.


20년 째 매일 똑같은 강의,똑같은 하루를 사는 월터 베일 교수는
뉴욕에서 만난 불법체류자 타렉 커플을 만나 젬베를 두드리게 되고
클래식만 듣던 월터의 외롭고 단조로운 삶에 활기가 찾아온다.





월터가 말한다.
"그런 척 했어요.바쁜 척,일하는 척,책을 쓰는 척 한거죠.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