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1, 2016

[My Story] 바나나가 눈에 띄던 날

어느날,무작정 걷던 날 유난히 바나나가 눈에 띄었다.하루에 세개의 바나나를 본 것은 평범한 사건이 아니라며 나의  하루에 위트와 신비로움을 부여하고 싶었지만..바나나는 갤러리 옆이나 미술관에 그려져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건 우연이 아닌 걸로 혼자 판정지었다.
아마도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기념 혹은 추모하기 위해 그렸을 거라 생각했다.
집에 가기 위헤 서둘러 걷다 어느 갤러리 옆에 또 하나의 바나나와 메세지를 멀리서 보았지만 열차를 놓치고 싶지 않아 지나쳐버렸다.저 바나나는 무슨 뜻이었을까?



2016 Weihnachten

2016년 독일에서의 첫 크리스마스
해는 짧고 흐리지만 곳곳에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 따뜻한 위안을 준다.



 



 
                                          나무열매를 꺽어다 장식한 우리집 트리

 
Frohe Weihnachten !

Friday, November 25, 2016

one fine day

금요일이면 뒤셀도르프 시내에 나가 걷고 보고 또 걷는다.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
특별하진 않지만 좋았던 순간들,
 

감자만 파는집.감자 종류가 수십개나 되다니!
역시 독일은 감자

흐린 날씨에 눈에 띄는 네온컬러

좋아하는 Taschen의 팝업 스토어
데이빗 호크니의 Big Book!
소장하고 싶다.

K21 미술관


 
 어느 집 앞에 가지런히 놓인 노란 고무신
 
 슈만과 클라라가 2년간 살았던 집
그들과 멘델스존과의 러브스토리가 떠오른다.
 


Tuesday, November 15, 2016

[My Story]

블로그 제목을 바꾸었다.
Be happy 라는 흔하고도 이상적인 이 말은 왠지 항상 '행복해야 한다'라는 이상적임에 대한 강박관념이 깃든 것 같다.
그러고보면 나에게는 항상 무언가 '이상적이고 올바름'에 대한 작은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그래서 내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항상 이상적이어야했고 자신을 탓하고 반성하며 올바른 나의 모습을 자주 다짐했다.생각해보니 그건 나의 글에서도,사람 간의 관계에도 스며들었다.그래서 (난 올바르고 이상적인 사람이 아니었지만) 항상 진지해야 했고 조금은 재미없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어느시점에 나는 마치 데미안의 싱클레어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두가지 세계와 강박관념으로 인한 모순에 당황했던 것 같다.

거의 혼자만의 블로그 제목 바꾸면서 또 진지하게 들어갔네.어쨌든...

나이가 들은걸까,이젠 무언가 이상적이고 거창한 행복보다는 매일의 순간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한 모습이다.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 일단  Moments로 해두기로 했다.

Monday, October 24, 2016

소설이 좋은건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잘 표현해주기 때문이다.소설의 인물들과 처한 상황은 다를지라도 이야기의 매 순간 나타나는 인간의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바로 나의 모습일때 나는 맞아,이거야.하며 공감한다.작가란 바로 보통사람이 할수없는 '표현'을 하는 가능케하는 예술가임에 감탄하며..
누구에게나 쉽게 말하지 못하는 내면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있다.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말 못할 인간 본연의 어두운 단면들.우리는 그런 것들을 쉽게 내뱉지 못한다.나의 전부가 아닌 모습을 고백하면서 오해받을까하는 두려움 그리고 그것을 정확히 표현하기엔 나의 언어는 부족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가끔 인간은 외롭지 않을까.
소설을 읽으며 나는 결코 외롭지 않음을 느낀다.소설의 인물들은 나이며,나의 친구이며 가족의 모습이다.나는 그들에게 유대감을 느끼고 한배를 탄 동지의식 같은 것을 느끼며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요즘 은희경 작가의 소설을 다시 읽으며 그런 느낌을 받는다.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서평을 쓴 어느 기다는 작가가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방안을 두리번거렸다고 한다.

문득 대학생때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은희경 작가의 '서정시대'라는 소설집이 생각났다.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주인공이 한때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그때 공감했던 구절을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모교강의를 하러 온 은희경 작가에게 그 구절 아래에 싸인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지금 그 다이어리는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다행히 인터넷에 그 단편이 올라와 있어 다시 읽었다.

다이어리에 적어 놓았던 문장들.

'내가 늘 작은 일에 상처를 받는 것이 예민함보다는 진지함 탓임을  잘 알고 있는 그는 한마디 더 덧붙인다. 너도 이제 인생에 대해 서정 적 태도를 버릴 나이가 안 됐던가?'

'진지함은 내가 계속 삶을 철저히 오해하도록 도왔고 고지식함은 그 오해를 바꾸지 못하도록 벽을 쌓았다. 나는 스스로를 이지적이고 성 숙한 여성이라고 믿었으며 이따금 나를 순진하게 보는 사람이 있는 걸 고 보아 내가 제법 교활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타락을 감추고 세 상을 속이는 데 대해 나는 원초적인 죄의식에 시달리기도 했다.'

Sunday, September 25, 2016

[밑줄 긋는 엄마]#5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길의 추구,오솔길의 암시다.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어떤 사람은 모호하게 어떤 사람은 보다 투명하게,누구나 그 나름대로 힘껏 노력한다.누구든 출생의 잔재,시원(始原)의 점액과 알 껍질을 임종까지 지니고 간다.더러는 결코 사람이 되지 못한 채,개구리에 그치고 말며,도마뱀에,개미에 그치고 만다.그리고 더러는 위는 사람이고 아래는 물고기인 채로 남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모두가 인간이 되라고 기원하며 자연이 던진 돌인 것이다.그리고 사람은 모두 유래가 같다.어머니들이 같다.우리 모두는 같은 협곡에서 나온다.똑같이 심연으로부터 비롯된 시도이며 투척이지만 각자가 자기 나름의 목표를 향하여 노력한다.우리가 서로를 이해 할 수는 있다.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헤르만 헤세,데미안 중

Wednesday, September 21, 2016

독일에 정착하다.

한 나라에 대한 인상은 한 사람의 관심사에 크게 좌우되는 모양이다.독일로 이사갈 것을 결정하고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헤르만 헤세,니체,전혜린과 같은 문학가들이였다.
마음과 정신이 조금 방황하던 시기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책들 때문이었는지
독일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그런 진지함과 회색 빛의 날씨였다.
(이제는 조금 더 바뀌기도 했지만 말이다.예를 들면 독일제 주방기구나 가구? 흐흐)

독일에 온지 한달 반 정도가 되어간다.독일에 대한 이미지가 꽤나 무거웠던지,지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밝고 청량하다.아마도 길었던 여름날씨 덕택일 것이다.무뚝뚝하다던 독일 사람들도 미국인처럼 표현이 풍부하지는 않아도 친절함이 느껴진다.다 사람나름이겠지만.
우리가 사는 뒤셀도르프는 나름 상업과 패션의 도시라 그런지 시내에 나가면 큰 활기도 느껴진다.

사람의 적응력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이 곳에 적응된 듯 하다.밝았다 갑자기 흐려지는 날씨도 당황스럽지 않고.부족한 독일어로 동네 빵집에서 채원이랑 빵도 사먹고,놀이터에서 독일꼬마들이 독일어로 말을 걸어도 손짓발짓으로 여유있게 대꾸한다.
시내에서 우리집으로 가는 길 나타나는 광활한 밀밭도 이제 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적응이 되었으니 자,이제 덮어두어던 책을 다시 열어봐야겠다.내게 독일에 대한 좋은 감정을 품게 해준 헤세의 데미안부터.




Sunday, February 14, 2016

[Art Talk] Agnes Martin



아그네스 마틴의 그림을 알게 된 건 3년 전 시카고에 살 때 였다. 우리는 한 소프라노의 하우스파티에 초대되었는데 그 아파트에 살고 있던 그녀의 친한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은 오페라 극장의 드레서였는데 왠지 품어져나오는 느낌은 대저택에 사는 세련된 취향을 가진 우아한 중년 여성 같았다.그녀는 내가 이제껏 경험한 미국여자 중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웠다.무엇보다 그녀의 따뜻한 눈빛과 사려깊은 배려가 그녀를 더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그런 것은 꾸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녀 안에서 타고난 것 같이 보였다.
오페라 싱어들과 나누는 대화가 겉돌고 지루함을 느낄 때쯤,그녀는 나를 구제해주었다.그녀는 아파트를 구경시켜 주었는데,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구석구석 그녀의 고상하고 품위있는 취향이 묻어났다.걸려있던 그림들은 모두 훌륭했고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그렸다는 멋진 작품도 걸려있었다.
그림 이야기를 나누며 마크로스코의 그림을 직접 보고 매우 감동했던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나는 와인 몇잔 덕분에 그런지 그 분위기에 대화에 더욱 도취되었다.
우아한 여성과의 이런 공감이라니,내겐 멋진 기억이었다.
예술의 정서와 언어는 다를지라도 그림 하나로 충분히 통할 수 있었다.

그녀는일주일 후 내가 정말 좋아할 것 같은 작가가 있다며 알려주었는데 바로 아그네스 마틴이었다.그리고 역시 아그네스 마틴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림의 단순함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정신세계가 느껴진다.아그네스 마틴은 실제로 동양의 선과 노자사상 등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정돈된 이미지의 반복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다가가려 하지 않았을까,내 나름의 생각을 해 본다.

Happy Holiday 1999
 
                                                                      Frendship 1963

                                                                                                            출처: www.tate.org.uk





Wednesday, January 13, 2016


 가족과 친구와의 겨울,눈이 즐거운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