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5, 2011

엘이이아줌마의 블로그

오래전 이민을 떠나 미국에 살고있는 엄마 친구의 블로그에 갔다.
내가 엘에이 명희아줌마라 부르던.
초등학교 때인가 처음 미국 엘에이에 놀러갔을때 아줌마와 가족을 처음 만났다
열두살 내 기억에 새겨진 아줌마의 모습은 꽃이었다.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담은
원색의 밝은 꽃.물질적으로 그리 풍부하진 않았던 이민생활과 암투병을 했던 남편
그리고 약간의 장애를(이런 표현을 용서해주세요)가진 쌍둥이아들..
그치만 씩씩했던 두 딸도 있었고 집마당에 선인장이며 갖가지 식물과 꽃들을 키우며
그야말로 작은행복을 누리며 밝게 사는 아줌마였다.그리고 문학소녀였다.
세월이 지나고 아줌마의 소식을 가끔 들었으며 당신의 딸이(초등학교 때 만났던
커트머리에 동양적인 외모가매력적이었던 나에게는 매우 컸던 언니)또 두 딸을
낳았으며 이년전이었던가 한국에 왔을때 잠시 보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를 통해 알게 된 아줌마의 블로그.
문학소녀처럼 꾸준히 글을 쓰고 정답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먼 이국 캘리포니아의 햇살과 여유와 나무와 꽃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었다.
나는 한동안 그 블로그를  잊고 있었다가 오늘 퇴근길 지하철에서 생각나 들어왔다.
오늘,어제,일년전...글을 거슬러 올라가 일년전 여름.그 때 그 글엔 엄마의이야기가 있었다.
멀리있는 친구에게 모진말을 했다는 아줌마의 미안함과 그리움.아들을 보러 샌프란에 온 그 친구를샌프란의 어느 꽃길에서 재회하며 자신이 친구에게 모진 말을 했음에 대한 진정어린 미안함과 자신이 이 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다는 그 글을 보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고맙기도 하고 친구에 대한 그 마음이 부럽기도 하고
딸로서 엄마에게 잘하지도 못하면서 그 친구만큼 엄마를 아껴줬을까 하는 생각과
나의 얕고 얕음에 대한 부끄러움..
최근 내 마음 속에서 힘들게 자리 잡았던 어느부분이 나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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