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3, 2013

[My Story] 무제

그럭저럭 괜찮은 일상 중에도 가끔 그 느낌,그 지점이 찾아온다.
그 느낌을 사실 무어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단순하게 외로움이라고 할 순 없다.
그렇다면...인간의 고독? 아니,그건 조금 거창해보인다.무기력?허탈함?
내게 딱 맞는 옷같은 그런 단어는 찾기 힘들다.
공허함?그나마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른 아침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충만함이라면 하루의 끝무렵 지평선 너머로 잠기는 태양은 공허함이었다.거기엔 씁쓸한 맛이 난다.
여유있고 온화하게 세상을 감쌌던 아침의 태양이 해질녘엔 낯설게 느껴진다.매정하게 사라져버린다.태양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씁쓸함을 더해준다.그래도 떠나간 사람들과 달리 태양은  다시 돌아온다.
이 공허함은 어디로부터 솟아나온 걸까.석양이 내 마음을 공허하게 만든 것일까,아니면 내 마음이 석양을 공허하게 만들어버린 걸까.이 감정의 근원을 찾는 것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만큼 어렵다.
누구에게나 이런 지점이 있을 것이다.그것이 외로움이든 공허함이든.그것이 지나쳐 삶을 무겁게 만들지만 않는다면,충만함이나 행복감을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 어떤 감정이 솟아나오는 지점 말이다.내겐 석양이 지는 때가 바로 그 지점이다.

밤이면 달이 떠오른다.어둠 속에서 빛나는 차고 무겁지만 다시금 내게 어떤 다정한 기운을 불어 넣어준다.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다시 내게 상반된 감정을 안겨줄 태양을 꿈꾸며,달의 따뜻한 품속에서 잠든다.
                                      시카고 죤 행콕 센터에서 바라본 석양
                                      (그러나 이땐 공허함이 찾아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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