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20, 2013

[My Story] 비행기에서

#이륙 전
  여행 전 설레임이 커지는 순간 중 하나는 비행기 탑승 전 게이트 앞이다.
  통유리 밖으로 넓게 펼쳐진 활주로를 바라본다.우리를 태우고 새로운
  곳으로 데려갈 비행기들이 각자 제자리에서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수하물을 운반하거나 비행기를 점검하는 공항 직원들 또한 바삐 움직인다.
  그와 대조되는 여유로운 나의 설레임은 그 풍경과 사람들에게 전이되어
  아름답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미화되어 보여진다.

# 비행기 안
   기나긴 비행.그나마 다행인 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잠들수 있는
   무던한 수면취향이다.그럼에도 가끔은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내 앞에 놓여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자유로운 삶마저 지루해질 때쯤,
   문득 창밖을 내다본다.어둠 속에서 어두운 바깥을 쳐다본다.내가 우주에
   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밤하늘은 고요하고 적막하고 신비롭다.
   높은 곳에 떠있으며 마주하게 되는 감정은 고소공포와 같은 물리적인
   두려움이 아니라 바로 거대한 우주에 놓인 존재의 위축감이다.
   이 거대한,아니 우주의 관점에서는 아주 조그마한,비행물체를 움직이는
   파일럿이 새삼 우러러보인다.하늘보다 높은 우주 아래,어둡고 적막한 고요함이
   가져오는 고독과 마주하며 홀로 기나긴 여행을 하고 있을..
   우리가 뻣뻣하게 허리를 세우며 잠에 뒤첚이고 있을 때,파일럿은 고독을
   가로질러 어둠 속을 헤쳐나간다.그들은..고독할까?

# 착륙 전
    활주로에 닿기 전 낮은 하늘을 날고 있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다.보드라운 흰 눈같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내가 북극에 온것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땅 위의 현실에 맞닿기 전 우리는
    천국과 같은 자연을 목격하는 몇분간의 위대한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