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26, 2012

[My thought] #####

#
세상은 여전히 소란스럽고 비본질적인 것에 자신들을 소모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어떤 패턴으로 흘러가는게 아닐까. 계절이 바뀌고 세월이 흐르며 으례 일어나는 세상사들. 마치 그것과는 무관한 듯,나는 내 일상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
아직 꽃은 샘을 내고 있는지 날이 차다. 이미 봄이 된 사람들 마음과의 온도차.어서 온도계의 빨간 액체가 만나길. 

#
퇴근길 동네 카페에서 빵을 한아름 사는데 이선희안경을 쓴 점원이 건네준 카모마일 티 한잔.'숙면에 좋아요'따뜻한 마음으로 전달된 작은 행복.

 # 피로와 멍함으로 눈을 감고 잠시 잠을 청하는 지하철 안. 기억 속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희미한 기억의 편린들이 저 깊은 곳에서 솟아나온다.기억은 나도 모르게 담아두고 잊은 듯 사나보다.오늘 새삼 떠오른 어린시절 어느 그 날.

#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오늘의 피날레. 열두시에 나타나는 미묘하게 여성스러운 목소리를 가진 이 디제이 아저씨는 마음이 따뜻할 것 같다.

Sunday, March 25, 2012

[Art talk] Haruki

#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은 이유

사실 지나치게 공상적인 그의 소설은 나와 그리 잘 맞지 않는다.
소설이던 영화던 현실이 반영되어야하고 되도록이면 현대를 배경으로 해야 읽는 나로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소설은 아주 유명하진 않은 단편 또는 에세이다.
비현실적인 소설은 전체적인 스토리보단 문장 하나하나에 더 의미를 두고 읽는 편이다.
(근데 1Q84에서 달이 두개였던 건 왠지 좋았다.가끔 하늘을 보면 달이 두개는 아닐까 하기도..)

하루키의 글이 좋은 이유.

기본적으로는 문장 안에 녹아있는 삶에 대한 단상 때문이다.
하루키의 문장을 읽을 때면 이런 것이 바로 소설가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막상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적절한 단어로 대변해주는 느낌.
언어의 카타르시스.

또 하나는 그 안의 주인공의 고요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대부분 독신 남자이며 말수가 적다.직업도 외모도 평범하지만 그의 내면은
평범하진 않다.간단한 요리를 하며 맥주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음악을 좋아한다.
클래식 또는 재즈.고요한 일상을 이루어나간다.마치 하루키 자신이 녹아있는 듯하다.
물론 소설 속에서어떤 아주 비현실적인 사건이 일어나 그 고요함을 깨뜨리지만 말이다.

하루키소설의 다소 우울함은 그의 에세이의 다소 밝음이 중화시켜준다.
고요하지만 긍정적인,적당히 위트있는 그의 생각들.나이에 비해 풍부한 문화적 식견,
요리,음악,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들.

어느 TV CF에 등장해 트렌드가 된 느낌이 싫었지만 (또는 베스트셀러에 진열된 느낌)
나는 무라카미하루키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cooking] Yj's salad menu


그 어느날 그 카페의 메뉴가 될수도 있는
 a.두부 샐러드 with 오리엔탈 드레싱
 b.새우&자몽 샐러드 with 피쉬소스
 c.키조개 샐러드
 d.칠리새우샐러드 
e.새우샐러드 with 파프리카시즈닝

[cooking] Yj's Sandwich Menu

그 어느날 그 카페의 메뉴가 될수도 있는
 a.루꼴라 치킨 샌드위치
 b.연어 샌드위치
c.야채&크림치즈부르케스타
d.참치 샌드위치
e.버섯샌드위치 with 바질페스토&갈릭
 f.에그 베이글
 g.프렌치 토스트


Wednesday, March 21, 2012

꽃이 샘을 그만 부릴 때 쯔음

#
애주가를 150%이해할 수 있을 만큼 알코올이 달콤한 밤.
일년전 이맘 때가 되기 전 대화를 시작한 선배는 마치 몇년은 알고 지낸듯,
내면의 잠재된 모습을 끌어낸다. 유연한 사고를 배운다.대화는 묵직하지 않게 시작하여
솔직하게 진행된다.시시콜콜할지라도. 진정이 담긴 음식과 즐거운 대화,작은 가로등이 비추는 고즈넉한 재동 골목길.일에 대한 지리멸렬함을 말끔히 씻어버린 완벽한 한 주의 한 가운데.
내일은 조금 더 하루를,사람을,세상을 사랑해야지 

#
소홀했던 꿈을 떠올리며 설레는 하루.
오너쉐프.글쓰는 요리사.
마음이 담긴 글과 요리를 만들어내고싶다.
어쨌든 꿈이 있어 다행인 하루.

Friday, March 16, 2012

봄비 소리 들으며,금요일밤

# 봄비와 달이 숨어있는 달밤은 나를 또 숨쉬게 한다. 거기다 죠니미첼의 노래까지. 정신없이 보낸 일주일의 피로와 덤으로 얻은 감기는 미묘한 뿌듯함을 주는데, 마치 러닝머신 위를 열심히 뛰고 난 뒤의 상쾌한 피로와 같은 느낌이랄까. 그치만 지금 신고있는 힐은 한강에 던져버리고 싶다!

 # 이십대 후반의 나는 알수없는 앞날에 대한 불확실함으로 두려워했다면 서른의 나는 불확실함에 대한 인정,의연함,즐기려는 태도를 배우고 있다. 인생이 불확실한 건 여전한 사실이지만. 체홉의 단편들이 떠오른다. 시대가 지나도 여전한 인간의 비슷한 고민들. 

# 수많은 노래를 골라놓고 들어보아도 가슴을 울림을 충족시키는 건 루시드폴의 음악이다.우울하지 않으면서 애틋한,꾸미지 않은 순수함 인위적으로 인디음악같아 보이지 않으려는 느낌 # 인위적인 소박함보다는 차라리 솔직한 화려함이 낫다. 효자동의 어느 소박한 컨셉의 카페를 갔을때 받은 느낌과 같다. 

# 집앞의 EBS를 지나며 책읽는 라디오fm 현수막을 보다. 아침부터 밤까지 책 읽어 주는 라디오.이런 현란한 시대에 사람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용감한 제작자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며 그곳에 취직하고 샆어졌다. 

#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하면 라디오DJ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일요일 오후 그 여자처럼 오래전 예술가의 사연을 오늘 새벽 그 DJ처럼 김환기와 김향안의 얘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오래전 일기에서 찾은 체홉의 구절 '이삼년 동안 참 많이 변했구나.그러나 앞으로도 십삼년,아니 삼십년은 더 살아야겠지.미래에는 또 무언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테지.그것이 무엇인지는 살다보면 알겠지.살다보면 알겠지' 안톤체홉 <결혼3년> 中 라프쩨프의 생각  "다윗왕에게는 '모든것은 사라지나니...'라고 씌어진 반지가 있었대요.우울할 때 그 문구를 생각하면 기운이 나고, 즐거울 때 그것을 떠올리면 우울해진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인생조차 언제가 끝나는 것이라면 무엇이 필요하겠어요.아니,필요하다면 단 한가지 자유의식이겠지요.왜냐하면 인간은 자유로울 때에만 아무것도 필요치 않으니까요.'" 안톤체홉 <산다는 것> 중 마샤의 편지 中

Saturday, March 10, 2012

토요일밤 횡설수설


#
하루,한시간,일분,일초.수많은 찰나의 새로운 반복.
매순간 삶에 대한 설레임을 잃지 않고 생생하길.
삶을 '지나고 나니 그리운 것'으로 만들지 않기.
그러기 위해서 지양할 것:무기력,무미건조함,자만심

#
자발적인 '멍하니 있기'는 언제나 좋다.뒹굴거리기,낮잠자기 등
어쩔수없이 멍때려야하는 시간은 참을 수 없는데
(신체의 일부를 낯선사람에게 맡겨두는 상황...예를들면 미용실,미용실,미용실,미용실...)
때론 그것도 괜찮다는 걸 느꼈다.
가령 미용실에서 내 머리카락을 타인에 맡겨둔채 공상에 잠기기.살짝 눈감고 낮잠자기
눈을 떠보니 모차르트가 되어있는 나를 발견하기.

#
그러고보니 요즘 길거리에서 군고구마 장수를  볼수가 없다.
까만 재가 뭍어 있지만 껍질까지 씹어먹어도 맛있는 그 쫀득쫀득한 군고구마는 어디로 간걸까.수많은 군구고마 아저씨들은 무얼 하고 계실까

#
집을 후각적 심상으로 표현하자면 '김치찌개 냄새'인 것 같다.
잘 어울리는 계절은 겨울,시간은 저녁 때이고 식사 후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귤까먹기.
귀에는 스포츠뉴스 엔딩 음악이 들린다.






Friday, March 9, 2012

singapore












엄마는 딸 사진만 찍어주신다.
딸은 사진에 찍히기만 했다.나쁘다.

Wednesday, March 7, 2012

따라잡을 수 없는 로스코 따라잡기

오랜시간에 걸쳐 이뤄 낸 작품을 단 몇 분안에 손가락으로 뚝딱해버리는 건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배신일지도 모른다는 대수롭지 않은 진지함에 잠시 빠진다.

로스코의 그림은 '깊이를 획득한' 단순함이라면 이건그저 단순할 뿐인 단순함,손장난.
그러나 잠시 화가가 된 기분좋은 착각에 빠진다.


Tuesday, March 6, 2012

지나고 나니 그리운




어제 내린 봄비에 문득 어느 눈 내리던 하루가 생각났다.
콧등에 앉은 눈꽃송이와 발걸음을 움직일 때마다 뽀드득 소리나는 하얀 눈길.
지나고 나니 그리운

사계절 속에서 산다는 건 어쩌면 큰 행복이다.
계절을 보내고 또다른 계절을 맞이하며 그리움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