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16, 2012

봄비 소리 들으며,금요일밤

# 봄비와 달이 숨어있는 달밤은 나를 또 숨쉬게 한다. 거기다 죠니미첼의 노래까지. 정신없이 보낸 일주일의 피로와 덤으로 얻은 감기는 미묘한 뿌듯함을 주는데, 마치 러닝머신 위를 열심히 뛰고 난 뒤의 상쾌한 피로와 같은 느낌이랄까. 그치만 지금 신고있는 힐은 한강에 던져버리고 싶다!

 # 이십대 후반의 나는 알수없는 앞날에 대한 불확실함으로 두려워했다면 서른의 나는 불확실함에 대한 인정,의연함,즐기려는 태도를 배우고 있다. 인생이 불확실한 건 여전한 사실이지만. 체홉의 단편들이 떠오른다. 시대가 지나도 여전한 인간의 비슷한 고민들. 

# 수많은 노래를 골라놓고 들어보아도 가슴을 울림을 충족시키는 건 루시드폴의 음악이다.우울하지 않으면서 애틋한,꾸미지 않은 순수함 인위적으로 인디음악같아 보이지 않으려는 느낌 # 인위적인 소박함보다는 차라리 솔직한 화려함이 낫다. 효자동의 어느 소박한 컨셉의 카페를 갔을때 받은 느낌과 같다. 

# 집앞의 EBS를 지나며 책읽는 라디오fm 현수막을 보다. 아침부터 밤까지 책 읽어 주는 라디오.이런 현란한 시대에 사람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용감한 제작자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며 그곳에 취직하고 샆어졌다. 

#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하면 라디오DJ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일요일 오후 그 여자처럼 오래전 예술가의 사연을 오늘 새벽 그 DJ처럼 김환기와 김향안의 얘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오래전 일기에서 찾은 체홉의 구절 '이삼년 동안 참 많이 변했구나.그러나 앞으로도 십삼년,아니 삼십년은 더 살아야겠지.미래에는 또 무언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테지.그것이 무엇인지는 살다보면 알겠지.살다보면 알겠지' 안톤체홉 <결혼3년> 中 라프쩨프의 생각  "다윗왕에게는 '모든것은 사라지나니...'라고 씌어진 반지가 있었대요.우울할 때 그 문구를 생각하면 기운이 나고, 즐거울 때 그것을 떠올리면 우울해진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인생조차 언제가 끝나는 것이라면 무엇이 필요하겠어요.아니,필요하다면 단 한가지 자유의식이겠지요.왜냐하면 인간은 자유로울 때에만 아무것도 필요치 않으니까요.'" 안톤체홉 <산다는 것> 중 마샤의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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