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5, 2012

[Art talk] Har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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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은 이유

사실 지나치게 공상적인 그의 소설은 나와 그리 잘 맞지 않는다.
소설이던 영화던 현실이 반영되어야하고 되도록이면 현대를 배경으로 해야 읽는 나로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소설은 아주 유명하진 않은 단편 또는 에세이다.
비현실적인 소설은 전체적인 스토리보단 문장 하나하나에 더 의미를 두고 읽는 편이다.
(근데 1Q84에서 달이 두개였던 건 왠지 좋았다.가끔 하늘을 보면 달이 두개는 아닐까 하기도..)

하루키의 글이 좋은 이유.

기본적으로는 문장 안에 녹아있는 삶에 대한 단상 때문이다.
하루키의 문장을 읽을 때면 이런 것이 바로 소설가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막상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적절한 단어로 대변해주는 느낌.
언어의 카타르시스.

또 하나는 그 안의 주인공의 고요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대부분 독신 남자이며 말수가 적다.직업도 외모도 평범하지만 그의 내면은
평범하진 않다.간단한 요리를 하며 맥주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음악을 좋아한다.
클래식 또는 재즈.고요한 일상을 이루어나간다.마치 하루키 자신이 녹아있는 듯하다.
물론 소설 속에서어떤 아주 비현실적인 사건이 일어나 그 고요함을 깨뜨리지만 말이다.

하루키소설의 다소 우울함은 그의 에세이의 다소 밝음이 중화시켜준다.
고요하지만 긍정적인,적당히 위트있는 그의 생각들.나이에 비해 풍부한 문화적 식견,
요리,음악,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들.

어느 TV CF에 등장해 트렌드가 된 느낌이 싫었지만 (또는 베스트셀러에 진열된 느낌)
나는 무라카미하루키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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