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7, 2011

무제(2009.3.10)

한두살씩 나이를 먹고 벌써 스물일곱이 되면서 나는
내 의지가 아닌 타인의 영향으로 더 이상 어리지 않은 이십대후반의 여자라는 사실에 죄없는 죄책감을 느껴야하는 것 같다 (조금 과장된 표현으로)

여자에게 나이란 중요하다.적어도 이 사회에선 말이다.
이십대후반이 되고 삼십이 넘으면 여자로서의 가치를 잃을까하는 두려움,불안감 등은 사회의 분위기 탓,아니 '여자는 이십대만이 여자다'라는 사회의 진리아닌 진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겠지만
냉정하게 자신을 판단해보면 개인의 탓도 상당할 것이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의된다고하지만 자신을 한 인간으로서,여성으로서 본질을 들여다보고 발전시키기보다는 오직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춰지는 특정나이대의 여성으로서의 자기모습에 치중한 나머지 나이가 들면 소용없는 가치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도 있다.영원한 젊음이란 없고 그의 말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를 잡으려하는 것과 같다

공평하게도 나이란 모든 이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 현실에 가장 현실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이 젊음의 순간을
즐기되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좀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요즘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어떻게하면 제대로 잘 늙을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멋진 할머니 손자손녀에게 자랑스러운 할머니가 되려면 무얼 생각하고 무얼 해야할지를 말이다.

영원한 젊음은 없지만 영원한 가치는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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