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7, 2011

행복한 눈물(2008)


그대,행복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

유난히 피곤한 아침, 늦잠을 자고
허겁지겁 서두르는 출근길이었다.

돈아까워 쓰라린 마음을 가다듬고 택시를 잡아 탄다.
'아저씨 꼭 빨리 가주세요'
거의 애원하는 눈빛으로 부탁한다.

'감사합니다 어서 오세요'
아주 밝게 인사하는 아저씨는 대게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보통의 택시아저씨들과는 조금 다르다.

'걱정마시고 제가 쓴 시 하나 읽어보세요'
시가 적힌 종이 가득한 봉투에서 한장 꺼내준다.

제목은 '행복한 눈물'

사랑하는 딸에게 어버이날에 받은 패랭이 꽃을 받고
가슴이 뭉클하여 행복한 눈물을 흘렸단다
행복해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니 놀라워
이렇게 적어 시를 썼다며 열심히 얘기하는 아저씨.

평소 뜬구름잡는 소리를 좋아하는 나지만
정시에 도착하지 못할까 불안한 나는
'누가 저런 사연하나 없겠어
휴..말많은 아저씨가 걸렸군'
하며 대강대강 들었다.
얼굴은 굳은채 눈으론 계속 시계만 쳐다보며.

근데 듣다보니 열심히 자기가 쓴 시에 대해 얘기하는 아저씨,
정말 행복해보였다.
운전대를 잡고 복잡한 출근길 교통에도
정말 행복해보였다.

가만히 들어보니 단순해 보이는 아저씨의 체험은
놀라운 것이었다.
행복해서 눈물을 흘린다..?
눈물이 유난히 많은 나는 눈물이 그토록 많은 나는
행복해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던가

행복해서 눈물을 흘릴만한 일은 어쩌면 많았을지도 모른다.
알게모르게 우린 수많은 감동의 순간들을 보내며 살고 있을테니깐
우리도모르게 스쳐보내며 살고있을테니깐

행복해서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은
분명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일거고
행복하게 사는게 뭔지 아는 사람일 거다.

작은 것에도 감동할 줄 아는 단순한
아니,어쩌면 가장 중요한게 뭔지 아는 지혜로운 사람..

86억에 구입한 '행복한 눈물'을 가진 그녀는
행복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을까

한 재벌총수의 부인이 비자금으로 구입한 '행복의 눈물'

그리고
택시아저씨가 딸에게 받은 꽃을 보고 흘린 '행복의 눈물'

'사랑하는 딸
어버이날에 선물로 패랭이 꽃 한분을 가져왔지
화분에 옮겨 심어 놓고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참 예쁘다 패랭이 꽃들,아 방실방실 웃고 있네
그런데 어느새 딸의 얼굴들이 되어 웃고 있으며
귀여운 딸들의 한 목소리로 아버지 어머니 건강하세요
오래오래사세요 사랑해요 웃어대는 모습에
내 가슴이 뭉클하여 감동이 물밀듯 밀려오며 눈물이 흐르는데
그때 내 마음의 느낌이 '행복한 눈물'하는 소리를 분명들었다
내가 행복한 눈물의 그림은 못 그려도 한번 글로 써 보려고 하다가
못 썼거든,참 신기하고 놀라운 그 날 체험한데로 이렇게 써 놓았다'
written by 택시아저씨

그대,행복의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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