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7, 2011

천경자(2008)

                             탱고가 흐르는 황혼/천경자/1978

2007년 어느 봄날

미술관은 평일 낮에 가야 한산하다는 사실을 핑계삼아 
경제학수업을 까먹고 시립미술관에 갔다.

이름이 알려진 외국화가의 전시는 언제나 붐비더라,
역시 마그리트전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로 붐볐다.

그림을 겨우 보고 엽서 몇장을 사는 쏠쏠한 재미를 맛본 후
카페로 걸어가다 천경자화백의 상설전시실을 우연히 들어갔다.

마티스와 고갱의 그림을 연상케하는 이국적이고 원색적인 색채와
여성적 감수성이 풍부한 아름다움에 가슴에 진동이 울렸다.

해외여행이 흔치않던 시절 그녀가 여행했던 수많은 나라가
표시된 지도와 아프리카 등지를 다니며 쓴 기행서적에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졌다.

어쩌면 난 그녀와 같은 삶을 꿈꾸는지도 모른다.

박경리씨도 그녀에 대해 시를 썼더라

                                     <천경자>
                                  박경리

화가 천경자는
가까이할 수도 없고
멀리할 수도 없다.

...........

마음만큼 행동하는 그는
들쑥날쑥
매끄러운 사람들 속에서
세월의 찬바람은
더욱 매웠을 것이다.

꿈은 화폭에 있고
시름은 담배에 있고
용기있는 자유주의자
정직한 생애
그러나
그는 좀 고약한 예술가이다.


그 날 내게 영감을 준건 마그리트가 아닌 천경자화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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