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17, 2011

마음의 섬(2008)

2005년.내가 살던 곳에서 북쭉으로 쭉 올라가면
언덕 진 곳에 작은 공원이 하나 있었다.Suntset hill park.
이름그대로 해가 지는 언덕이다.공원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작아
민망하지만 해가 지는 광경 하나는 끝내주는 곳이었다.

뜨거운 태양이 서서히 수평선 너머로 가라 앉으며 펼쳐지는
정열적인 붉은 그라데이션의 노을은
오로지 자연만이 뽐낼수 있는 총천연의 색이이었다.

지고 있는 해를 보고 있노라면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충실히 의무를 다하고
건실한 하루를 끝내는 듯한 태양의 숭고함이 느껴졌다.
때가 되면 나타났다 때가 되면 질 줄 아는 한결같음..

언덕 밑으로 내려다보면 저 멀리 태평양으로 이어져
왠지 배만 타면 집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puget sound가 있었다.
그 끝없는 바다를 내려다볼때마다 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물 위에는 수많은 작은 배들이 하루를 끝내고 돌아와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춘다. 고요함 속에서 차분히.
마치 저 세계에도 그들만의 질서가 있다는 듯이.
멀리서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배의 행렬도
하나의 풍경이고 그림이었다.

나는 하루일과를 마치고 혼자 그 곳에 가곤 했다.
그곳에서 나는 하루를 정리하고 생각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공상에 잠기기도 했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그곳에 데려가야지 생각했다.

한때 나만의 아지트이자 안식처였던 그 곳.
적어도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그러고 보니 사진 한장 찍어오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내 맘 한켠엔 Sunset hill이...  

그립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